마까르와 맹자의 사단(四端)
- 『가난한 사람들』을 읽고, 도스토예프스키 著
강승구
나는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다. 이 소설 중에 늙은 하급관리 마까르를 탐구해보면 어떨까? 그도 도스토예프스키가 소설 속에 창조한 인물이니 맹자가 주장했던 인간의 본성을 가지고 있을테니 말이다. 적어도 나의 관점에선 그는 고대 중국 철학자 맹자가 말하던 군자(君子)다. 맹자가 주장했던 사단(四端)을 싹을 틔워 꽃피운 그의 치열한 삶을 들여다 본다.
젊은 여인 바르바라에게 31통의 편지로 끊임없이 사랑을 표현하는 마까르가 있다. 왜 나는 마까르가 왜 군자라고 하는 걸까? 마르까는 짐승과는 다른 인간만이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로 인(仁)의 실마리인 측은한 마음(惻隱之心, 측은지심)이다. 가난하지만 거지에서 자신의 돈을 나누어 주는 행동을 한다. 그 정도를 나눠도 되지 않겠느냐면서 말이다. 둘째로 의(義)의 실마리인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羞惡之心, 수오지심)이다. 하급관리로 서류를 정서하는 일을 해서 생활을 하며 자신의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젊은 시절 여배우를 쫓아다녔던 시절을 후회한다. 늙은 남자가 젊은 여자를 유혹했다는 주민과 동료의 비난을 걱정도 한다. 셋째로 지(智)의 실마리인 시비를 가리는 마음(是非之心, 시비지심)이다. 옳고 그름의 문제들 자기 주위에 일어나는 현상에 대하여 자기 주관을 뚜렷하게 피력한다. 마지막으로 예(禮)의 실마리인 사양하는 마음(辭讓之心, 사양지심)이다. 남들의 호의에 대해서 어려운 생활고 속에서도 한 번에 응하지는 않는다. 더 나아가 마까르는 독서를 넘어서 독서클럽 활동도 하며 지적 성장을 위해 노력을 한다. 서민(庶民)은 사단을 무시하고 본능에 충실하지만, 그는 맹자가 군자의 길이라고 했던 사단을 기초로 삼아 사덕(四德), 즉 인의예지(仁義禮智)를 체화하기 위해서 학습하는 군자와 닮았다. 고상한 정신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부단히 공부하는 마까르를 군자라고 얘기하고 싶다.
열정적인 편지처럼 열심히 노력하는 군자, 마까르의 발전하는 모습을 보며 나의 과거를 반성해 본다. 가난이라는 굴레 속에서도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고 공부하는 마까르를 본받고 싶다. 지금부터 독서도 더하고 글도 써서 문우들과 나누기 위해 시작을 해본다. 이 짧은 글이 그 길의 마중물이 되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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